1. ‘쉬었음’이라는 통계 속 청년의 현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할 의사도 없고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 즉 ‘쉬었음’으로 분류된 15~29세 청년 인구가 50만 명을 넘었습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수치로, 청년 고용의 위기를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입니다. ‘쉬었음’은 단순히 "일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경제활동 자체를 포기하거나 뒤로 미룬 상태를 의미합니다. 많은 청년들이 반복되는 탈락, 비정규직의 불안정한 일자리, 낮은 임금 등으로 인해 일에 대한 의욕 자체를 잃어버린 것입니다. 더 이상 청년 실업은 "언젠가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지금 이 시대가 직면한 위기입니다.
2. 반복되는 스펙 경쟁과 구조적 좌절
왜 청년들은 일하기를 그만두었을까요?
많은 이들이 말합니다. “스펙을 쌓아도 일자리는 없고, 정규직은 더더욱 어렵다.” 취업 준비는 길어지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부정당하는 경험이 반복됩니다. 공채는 사라지고, 중소기업은 경력직을 선호합니다. 인턴을 거쳐도 채용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고, 고용의 문턱은 갈수록 높아집니다. 문제는 청년 개개인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입니다. 기업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정규직 채용을 꺼리고, 정부는 실질적인 청년 일자리 창출보다는 단기성 프로그램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결국 ‘쉬었음’이라는 선택은 청년 스스로의 포기가 아니라, 사회가 강요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우리는 어떤 사회를 원하는가?
‘쉬었음’ 청년 50만 명이라는 숫자 속에는 우리 사회가 청년들에게 어떤 삶을 제공하고 있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청년들은 단순히 경제적 생존만이 아니라, 자아실현과 존엄을 원합니다. 고용의 질을 개선하지 않고는, 단기 일자리 정책으로는 이 거대한 숫자를 줄이기 어렵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청년의 눈높이에 맞춘 실질적인 정책과 사회적 공감입니다. 더 많은 창업 지원, 더 나은 복지, 더 인간적인 노동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청년을 동정하거나 “요즘 애들은 나약하다”는 식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거두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태도입니다. 청년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의 주인공입니다. 이들이 일어나지 못하면, 우리 사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청년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의 발판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그들이 다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함께 변해야 합니다. 숫자가 아닌 사람을, 문제 아닌 가능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한 때입니다. 고용 문제는 우리 2030 세대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이슈입니다. 개인의 노력과 함께 사회적 지원과 정책 개선이 병행될 때, 비로소 안정적인 미래를 꿈꿀 수 있습니다.